공간의 온도 - 박정은
책상, 옷장, 거실 등 일상 속 작은 공간부터 시작해서
자주 걷던 거리, 좋아하는 여행장소 등 공간이라는 장소에 대한 새로운 시각으로 쓰여진 책이다.
나에게 의미가 있는 장소는 제주도 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일상에서 공간도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겠구나,
이 책을 보기 전까진 아무 생각도 없었던 공간이 책을 읽고 난 뒤로 새롭게 느껴졌다 .
특히 작가가 자주 걸었던 길이 요즘 내가 자주 걷는 길이라서 더 재미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그리고 프롤로그 부분이 참 마음에 들었다. 나도 내가 좋아하는 곳에 대해 진지하게 글을 써볼까 생각이 든다.
책속에 문장
<1장, 제자리 걷기>
-백 명의 사람이 있으면 각자의 특별한 빛을 발하는 백개의 인생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인생들이 각각의 공간들에 서서히 물들어가는 것이다.
-단지 그리운 공간 안에 들어가 있는 것만으로도 어린 시절의 나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 것 같다.
-문을 닫는 것만으로도 옷장이 우주선이 되어 우주를 여행하고, 타임머신이 되어 시간여행을 하던 그 시절의 우리가 문득 그리워진다.
-들키고 싶지 않은 소중한 것들이 가득 숨겨져 있는 자신만의 비밀 공간 지금 당신에게는 그런 공간이 있는지
-잠은 어제와 오늘의 분절, 오늘과 내일의 경계를 지어준다. 그 사실이 바쁘게 반복되는 매일매일에 큰 위로가 되어준다.
-좋아하는 것은 이해하고 싶고 언제까지고 간직하고 싶다. 언제든 읽어볼 수 있도록, 그리고 그 세계에 닿을 수 있도록
- 어떤 기억은 머릿속 가장 깊고 어두운 곳에 아무도 모르게 숨겨져 있다가
오랜 시간이 지나서 생각도 못했던 우연하고 작은 사건을 계기로 되살아나기도 한다
하나의 기억이 떠오르자 다른 기억들도 조금씩 내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또렷하게 기억나는 것도 있지만, 어떻게 지나왔는지 통째로 하얗게 표백되어버린 듯한 시절도 있다
생각지도 못했던 순간에 때론 선물처럼, 때론 기적처럼 나에게 돌아와 줄 것이다.
책상 - 나의 인생으로 오롯이 물들어가는 공간
책상 및- 어린 시절의 나로 돌아가게 하는 곳
옷장 속 - 문을 닫아도 다른 세상으로 변하는 마법의 장소
침대 밑 - 들키고 싶지 않은 비밀을 몰래 쌓아두는 공간
침실 - 내일은 괜찮을거라는 희망을 갖게 하는 곳
책장 - 언젠가는 닿고 싶은 꿈들이 쌓여만 가는 곳
창가 - 노랗고 따스한 빛 속에 머물며 하루의 변화를 느끼는 공간
소파 - 그리운 것에 대한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곳
목욕탕 - 복잡한 머리를 쉴 수 있게 해주는 공간
부엌 - 따뜻한 요리를 나누어 먹으며 행복도 함께 나누는 곳
마당 - 어려운 일에 한발짝 다가갈 수 있는 용기를 알려준 곳
창고 - 부모님의 옛날을 떠올리며 지금의 나를 돌아보는 곳
베란다 - 창밖의 비를 바라보며 막막한 새벽을 견디는 곳
<2장, 가까이 걷기>
대문을 열고 나와 가볍게 걷는 동안 마주치는 다양한 ㄱㅇ간들
어린시절, 항상 곁에 있어 함께 했지만 이제는 없어져 쉽게 볼 수 없는 공간들도 있고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 새로운 추억들을 만들어주는 장소도 있다.
어느곳에나 존재하는 일상적인 공간들이지만 각자에겐 특별한 기억들이 쌓여져 있는 곳
산책하는 기분으로 곰곰이 떠올려보는 이야기들
<3장, 느리게 걷기>
좋아하는 영화가 생기면 대사와 장면을 외울때까지 반복해서 보고, 좋아하는 음악이나 라딩 방송이 생기면 한없이 되돌려 듣는 버릇이 있다. 나는 좋아하는 것이 생기면 무한히 반복하는 데서 기쁨을 얻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간도 마찬가지였다. 좋아하는 장소가 생기면 그곳을 계속 찾아간다. 그리고 그 안에 머물며 행복하고 편안한 기분을 느낀다
<4장, 멀리걷기>
일상에서 자주 마주하는 공간은 아니지만 시간과 마음을 내어 가야하고
그렇게 찾아갔을 때 뜻밖에 큰 힘을 나눠 받게 되는 공간이 있다.
종교와 자연, 문화와 관련된 장소들을 걸으며 평소와 다른 생각에 잠긴다.
공간과 그 안에 함께 머문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들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의외로 보편적이라고 생각하는 그런 기억들